"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습니다."
미당 서정주님의 시로 유명한 선운산(도솔산)이 3월 마지막 주 산행지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산행하기엔 딱 좋은 화창한 봄 날씨
노오란 개나리 꽃이 화사하게 펼쳐진 1번 국도를 따라 창
밖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도 노란 미소를 띄우며 선운사로 향한다.
장성팀, 함평팀, 영광팀, 그리고 광주팀 모두 안전하게
선운사 입구 자연학습장에 집결하여 다리도 풀고 출석 확인도 하고 보니
오늘 산행 멤버는 모두 열 아홉명.
그 곳을
기점으로 능선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산행하기로 하고
능선에 올라 우측으로 접어드니....
오솔길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연보랏빛을 띤 현호색꽃과 노오란 뱀딸기꽃,
보랏빛 제비꽃이 땅에 엎드리 듯 수줍게 피어있는 모습이 작고 앙증맞아
이른 봄에 피는
야생화 꽃 답다.
곳 곳에 이름도 모르는 하얀 야생화가 무더기로 피어있는데
그 향이 어찌나 짙고 화사한지 꼭 화장품 코티
분 향이다.
분홍빛 진달래도 여기 저기에 꽃망울을 터트리고
온 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일 채비가 다 된 듯 금방 온 산이 붉게
타오르겠지?
파릇파릇 연둣빛 새싹들도 움터 오르고 있어
온 산이 푸른 옷을 입게 될 날도 멀지 않을테고.....
땅을 박차고 올라 오고 있는 성질 급한 고사리도 서너개 눈에 띈다.
춘란의 자생지답게 말간 꽃대궁을 내미는
은은한 자생란의 꽃길을 따라 봄내음이 이 곳 저 곳에서 쑥~쑥~
정말 봄은 생명력이 왕성한 계절임에 틀림이 없다.
사람 키만한 산죽이 쭉 이어진 아기자기한 오솔길을 따라
오르고 내리기를 여러 번 하다 보니 전망이 좋은 곳이 형제봉이라
한다.
형제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선운사의 정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수령이 500년이나 된다는 대웅전 뒤의 동백 숲도
멀리서 바라보니
그 숲을 다 볼수 있어 좋고
규모는 작지만 구불구불 산비탈 차밭도 아기자기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곁들여 먹고 뒷사람이 오기를 기다려 내려가는 길
이름 모를 저수지를 지나 투구바위에 오르니 기암석벽 루프 하나에 대롱대롱 매달려
암벽 훈련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다.
"으~ 보기만 해도 아찔하구만. 그래도 스릴은 있겠어."
도전하는
젊음이 아름다워 보인다.
직접 해 보면 또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한데......
암벽타는건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지
투구바위 위 정상에서 맞는 시원한 바람을 가슴 가득 채운 후.
시간도 많이 지나고 배도 고파 하산하기로 하고
대웅전
뒤 동백나무 숲으로 향한다.
동백꽃이 아직 만개 하지는 않았지만 빨간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다.
실은 피어있는 동백 꽃보다
나무 아래 꽃비처럼 떨어져 있는 멋진 풍경을 기대했는데
아직 선운사 동백꽃은 낙화하지 아니하고.....
날씨가 좋아서인지
선운사 경내엔 봄맞이 상춘객들로 가득 붐비고 있어
먼지만 폴~폴 날린다.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길 양 옆엔 벚꽃이 꽃망울을
잔뜩 머금어
벚꽃 길이 열리면 더 장관이겠구나 싶다.
드디어 쭈꾸미가 유명하다는 구시포 해변 쪽으로 이동하여
알이
통통하게 실린 쭈꾸미를 먹어야지 생각했는데
그 집이 얼마나 유명한 곳인지 사람이 많아 들어가지도 못하고
한 참을 밖에서 기다리다가
다시 구시포 해수욕장 만선횟집으로 이동하여
쭈꾸미 회에 잎새주까지 곁들여 먹으니 부러울게 없다.
싱싱한
쭈꾸미에 참기름 바른 것도 처음 먹어 보았는데 산낙지 못지 않게 맛있었고
살짝 데친 쭈꾸미와 오돌오돌한 알도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식당 앞 해변에서 가볍게 달리기 릴레이도 해 보며 꼭 봄소풍 나온 기분으로
삼월 스무 여드렛 날의 봄을 선운산에서 꽃과
함께 하고 돌아오니
봄이 참 좋긴 좋구나.
오늘 산행 같이 하신 여러 님들 즐거운 산행이었고
운전하시느라 힘드셨을
광주하늘님 항상 감사 또 감사^^
광주하늘님,
우리 회원님들이 너무 고마워하는 것 아시죠?.
선운사엔 봄이
그리 피고 지고 있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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