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어화둥둥]입니다. ***만만한 산은 없다,,,구봉산*** 쉬는 날엔 좀처럼 발이 간지러워 집에 있을 수가 없으니 점점 등산메니아가 되어 가나 보다. 토요일 한 달에 한 번 있는 형제 모임이 있어서 산행이 어렵겠구나 싶어 참석 결정을 못하다가 조금은 어렵게 참석할 수 있었는데. 구봉산 오기를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차 집결지 비엔날레에 도착하니 참말로 꼭 온다는 바리님만 안 오고 11명 전원 참석. 시간도 정확하게 8시 30분까지 지켜주는 산사모 님들은 코리안 타임이 없는 타인배려 윤리가 철저한 멋진 분들. 초여름 햇살이 따갑고 바람은 조금 인색한 날씨. 누덕 누덕 기운 88고속도로를 타고 남장수에서 국도로 빠져 또 지방도를 타고 무진장쪽으로 접어드니 도로 양쪽에 우뚝 솟아있는 산들과 계곡이 첩첩 산중 노령산맥의 줄기답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옛날엔 아마 이 곳이 심산유곡이었을 듯. 진안읍에서 무주가는 국도를 타고 가다가 물어 물어서 운장산 휴양림 가는 길로 한참을 가니 구봉산 주차장이 도로 옆에 보인다. 시간도 늦었는데 길을 잘못들었음 어떡하나 내심 걱정했는데.... "흐미, 반가운거 구봉산!" 주차장에서 구봉산(1002m)을 바라보니 뾰족뾰족한 아홉개 바위 봉우리가 울퉁불퉁 그래서 구봉산이라 했다더니. 우뚝 솟아있는 제일 큰 봉우리(천황봉)가 참 인상적인 산이다. 산세를 보니 지난 번에 산행했던 고흥 팔영산과 비슷하나 산행 길이가 짧게 보여 조금은 시시해 보였다. "어, 구봉산 별거 아니네. 오늘 산행은 수월하게 마치겠는데....." 싶었는데 산은 눈으로 보는게 전부가 아니라더니 딱 맞는 말이다. 한 발 한 발 딛고 땀 흘려 올라선 천황봉 정상에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만만한 산은 없다." "그래. 맞아 산 뿐만이 아니라 세상살이 모두 다 만만한게 아무것도 없어. 내 자신까지도....." 아직 다리가 풀리지 않았음인지 첫 봉우리까지 오르는 길이 왜 그리 팍팍한지 힘이 들고 무겁다. 1봉은 등산로 아래에서 내려가 다시 올라 와야 하는데 지척에 있건만 산두두님 혼자 1봉에 점을 찍으시고 우리는 마음만 보낸다. 2봉부터 오르는 가파른 길엔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잡고 오르 내리기만 하면 되니 수월하다. 밧줄의 고마움. 오르락 내리락.... 내려가면 그만큼 또 오르고 한 주 동안 힘들게 했던 학교 일과 타인에 대한 미움을 한 봉우리 오르고 내릴적마다 다 던져버렸다. 살아있는 순간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데 그 까짓 일 때문에 내 맘을 다치게 하다니..... 한줄기 바람에 마음 속 시름을 날려 보내니 조금은 홀가분해지는 마음.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보아야 아름답다 했는데 봉우리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평화롭다. 하얗게 피어있는 층층나무 꽃들도 깨끗하고 정갈하니 이쁘다. (층층나무 꽃은 지나가는 등산객이 가르쳐 줌) 천왕봉을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겠구나 예상 했었는데 절벽 바위 암봉 아래로 이어지는 가파른 그늘 길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여 힘찬 구호 소리와 함께 힘들지 않게 올라 간다. 바위 틈에서 쏟아지는 석간수에 깜짝 샤워를 하니 그 차갑고 시원함에 정신이 맑아진다. 숨 고르기 몇 번 하고 오르니 드디어 천황봉 정상 용담댐도 보이고 여기저기 크고 작은 산들이 천황봉 아래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먼저 도착한 산두두님이 점 찍어 둔 자리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숲 속을 산책하 듯 한 시간 내려오니 천황사라는 절이 보인다. 그런데 이 절도 무슨 공사를 하는지 포크레인으로 절 입구를 파 헤치고 있다. 요즈음엔 사찰들이 돈이 많은지 맨날 공사중이다. 조그마한 절이라서인지 내일 모레가 초파일인데도 연등도 몇 개 없어 초파일 분위기가 안난다. 포크레인 공사만 아니면 조용한 사찰 분위기와 딱 어울렸을텐데... 우리 산사모의 귀중한 발이 되어주신 광주하늘님이 내려 오시다가 다리 근육에 무리가 있어서 산하성의 도움을 받고 무사히 하산. 휴! 다행, 다행....그 와중에도 광주까지 손수 운전, 고맙고 미안한 마음. 베스트 드라이버님, 빠른 쾌유를 빌며 화이팅!! 산하님도 고생하셨네요. 오르락 내리락 진안 구봉산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산, 아니 결코 만만하지 않은 산이라 내 기억 속에 저장해 두고 산행을 마쳤다. 다음 초파일에는 드디어 지리산 대원사에서 천왕봉까지...... 무지 기대 됩니다.벙개 3 진안구봉산(2004/0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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